- [문부성 국비장학생] 23년도 합격 허강
- 영인 / 2022.10.31
2023 문부과학성 국비 유학 시험 합격 수기
강남 영인에듀 재원생 허강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도 일본 정부 초청 문부과학성 국비 유학 시험에 최종 채용된 허강 이라고 합니다. 영인에듀에서 2년 반 동안 일본 유학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과 함께 일본 유학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분들에게, 특히 저와 같은 이과의 길을 걷는 후배분들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짧게나마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유학의 결정, 그리고 목적지가 일본이 되기까지
먼저, 저는 일본으로의 유학을 바로 희망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학을 희망하기만 했죠.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면서, 대한민국의 교육 정서, 교육 목표와 원하는 인재 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산업적으로도 원자재 가공 및 제품 생산 등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목적으로 있다 보니, 결과를 분석하고 변형하고 결과에서 또다른 결과를 도출해 내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교육 목표는 저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하나의 분야라도 그 본질을 깊게 연구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과정에서 파생하는 또 다른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중심적 교육에 더 흥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학교에서도 공부하기 힘들어 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희망하는 것과 같은 교육목표를 가지는 국가나 지역으로의 유학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생각난 곳은 미국이었습니다. 뉴스 등에서 토론식 수업이라며 상당히 칭찬 일색이었죠. 하지만 자신은 없었습니다. 미국은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영어의 회화는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지문으로 보는 그런 장황한 시놉시스와 고급 단어들을 쓰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게 ‘영어로 교육을 받는다’ 라는 입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문화도 상당히 다른 곳인데 낯선 언어로 교육을 받는다면 이건 분명히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극단적으로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죠. 물론 도전도 나쁘지 않지만,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큰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받는 건 제가 유학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에서 상당히 벗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저는 다음으로 일본을 생각했습니다. 일본은 대한민국, 중화민국과 함께 동아시아에 위치한 국가입니다. 한자문화권인 점을 통해 우리와 언어가 비슷합니다. 쉽게 배울 수 있고 친숙한 문법을 가지고 있죠. 이에 더불어서 문화도 비슷합니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부터, 유교문화, 식문화 등, 닮은 점이 아주 많습니다. 위에서 말한 문제점이 거의 모두 해결된 최고의 유학 목적지였습니다. 그래서 일본 대학의 대략적인 커리큘럼과 일본 중,고등학생이 배우는 내용을 찾아봤더니, 대학의 ‘제미(ゼミ)’ 와 같은 토론식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저를 일본 유학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직접 주제에 대한 자료를 찾고 학생끼리 토론하며 연구하는 수업 방식, 결과론적이 아닌 과정중심의 이러한 수업은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일본 유학 준비를 시작하며
일본으로의 유학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5월부터입니다. 살짝 늦은 감이 있는 시기이죠. 원래 고등학교 2학년 1월부터 시작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도 조금은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그때 4개월만 더 일찍 시작할 걸.. 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머가 장래 희망입니다. 입시를 위해서는 이과 공부가 필요한 분야이죠. 하지만 제가 일본 유학 준비를 시작할 때는 물리/화학 은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몇몇 일본 유학 커뮤니티에서는 이걸 ‘이과 노베이스’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일본 입시 과목을 공부하려면 매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본 유학 진학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는 일본 유학 공부를 시작한 것을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운 유학 준비의 길을 함께 걸어주는 동반자
저는 시작 당시, 다니던 학원을 모두 그만두고, 재학 중인 학교와 가장 가깝고도 규모가 있는 일본 유학 전문의 ‘영인에듀’ 라는 학원을 알게 되었고 곧장 등록을 하러 방문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 등록할 때만 해도, 저는 아직 학원이라는 것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습니다. 수학은 과외로, 영어는 최선어학원을 다녔고, 그 외 과목은 전부 독학으로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을 ‘수업’으로써 듣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학원의 지도에 집중하여 따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다닌 ‘영인에듀’ 라는 학원은 ‘학습행관(學習行貫)’ 이라는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모든 학습이 진행됐습니다. 하루동안 수업을 통해 배우고(學), 써머리(Summary)를 하며 배운 내용을 익히고(習), 실제처럼 모의시험을 보며 감을 기르고(行), 시험결과를 통해 본인의 부족한 점을 파악(貫)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학원의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하루에 어떤 것을 배움에 있어서 커리큘럼이라는 ‘체계’를 가지고 진행된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고, 실제로 그것에 따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학원’이라는게 단순히 합격을 위한 학습을 시키는 장소로써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하는 일관의 자세, 본인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태도 그 자체를 가르치는 장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다
이 문단의 제목, 진짜 어이없죠? 공부에서 재미를 느낀다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립니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저는 공부라는 것에 재미를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겁니다.(게임공부와 프로그래밍 공부는 빼고요) 그런데 유학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 공부에서 ‘재미’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과과목인 ‘물리’ 와 ‘화학’에서, 현상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현상을 내가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현상을 이해하면 현상을 변형할 수 있고, 나만의 현상을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여러 반응식을 가져다놓고 이리 저리 가지고 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반응식들을 전부 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공부는 알면 재밌고, 모르면 재미 없습니다. 그냥 무작정 ‘나는 공부하고 있다’ 라면서 노트에 필기하고 내용 달달달 외우고 이러는 건 재미 없다는 겁니다. 내가 공부하는 부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방법을 찾는 것이 여러분이 건너야 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문제에 대해 답을 찾고, 문제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짜증나는 질문 세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조합하여 최상의 답변을 이끌어내는 일종의 게임’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도전해보세요. 그 도전은 단언컨대 절대로 여러분을 후회시키지 않습니다. 저는 특히, 이러한 과정을 가쳐서 이제는 학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를 원하고 있는 지경까지 오게 되어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공부에 재미가 붙는다는 건, 공부 자체가 재밌다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을 찾는 것 입니다.
각 과목을 배우며 들었던 생각
일본어
먼저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처음 일본어를 시작하고 일단 암기부터 했습니다. 바로 위에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라고 했는데, 바로 암기를 먼저 했다고요? 맞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위한 준비 운동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N5~N4까지는 암기가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그리고서 N3의 중반부터는 한자와 일본어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의 전체적인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한자의 형성과정 및 원리를 뜻과 연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말이죠. 이때부터 이제 한자 그 자체를 분석하거나 한자의 암기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재미있어지는 시점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서, 이제 시험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면서 ‘황재삼’ 이라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어 개념학습 때는 거의 뵐 일이 없었는데 시험대비를 시작하고 부터는 이 선생님과 거의 모든 일본어 수업을 직/간접적으로 듣게 되더라고요. 특히 면접수업은 일본 현지인 선생님과 함께 2교사1학생 식으로 수업을 진행 받았었습니다. 제가 이 선생님과 공부하면서 공부할 자료가 많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여러 곳에서 자료를 찾아오셔서 나눠주시는데, 그것들이 전부 제가 보는 시험의 형식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모의고사를 매 시간 풀어내는 경험을 하는 듯 했습니다.
또 제 인생 처음 면접이 일본어 면접이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몰랐는데,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일본 면접에서의 복장이나 예의, 태도 및 물어볼 수 있는 질문, 더 나아가서 답변에 다른 추가질문까지 집어주시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제 경험담은 여기까지로 하고, 이제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이과에게 있어서 일본어 과목은 보통 1/15 의 비율(100점 만점에 6.66점) 을 차지하는 가장 작은 배점을 차지하는 과목 중 하나입니다. 객관식, 주관식(요미가나 등)이 섞여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는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어로 글을 쓰고, 읽고, 말하고, 들어야 하는 일본입니다. 일본어는 이제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의 ‘제 2 모국어’ 가 될 언어, 절대로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일본의 미디어 콘텐츠를 많이 접한 탓에 일본어 듣기/말하기 실력‘만’ 상당히 좋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 중 몇몇 학생들은 그 실력에 착각하여 일본어를 게을리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일본에서의 생활을 위한 공부 뿐만 아니라, 대학의 입시를 위해 일본어를 공부합니다. 자만하지 말고, 겸허히 배우는 자세가 일본어 실력을 좌우한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문부성 시험에서는 배점이 낮을 뿐이지, 문제가 쉽다는 말은 아닙니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신다면, 단어를 먼저 외우세요. 처음 배울 때는, 이해는 암기의 다음 단계입니다. 특히, 단어를 일본의 문화와 연관지어서 이해하면 더욱 좋습니다. 일본 속담이나 단어에 네코(猫)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와 같이요.
일본어를 어느 정도 배우셨다면, 제가 위에서 말했듯이, 이제 한자를 이해할 차례입니다. 한자를 무작정 외우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한자는 나름대로 그렇게 생긴 이유가 존재하는 겁니다. 이를 형성 원리라고 하고, 형성 원리를 이해하면 한자가 어느 순간 부수 라고 하는 알파벳이 모여 만들어진 던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흐를 류(流) 라는 한자는, 물을 나타내는 삼수 변 자와 아이가 돌아나오는 방향을 뜻하는 아이 돌아나올 돌 자, 그리고 물의 흐름을 뜻하는 내 천 자가 합쳐진 형태입니다. “믈이 흐르면서 아이가 돌아나온다“, 바로 임산부가 출산을 할 때 양수가 터져나오는 것을 본따 ‘흐르다’ 라는 뜻을 가지게 된 한자입니다. 이와 같이 한자를 이해하게 되면 한자 쓰기, 읽기, 뜻 까지 많은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영어
여기서는 제 경험담이 약간 적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한국에서 이미 영어를 어느정도 배워왔기도 하고, TOEFL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3개월정도는 문부성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기출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모여있는 문제집을 풀어보면서 익숙해지는 연습을 했습니다.
영어는 문부성 이과에서 배점이 전체의 2/15 (100점 만점에 13.13점) 정도의 배점을 차지하는 과목입니다. 모든 문제가 객관식입니다. 만약 대한민국 교육과정의 영어 과목을 충실히 공부하던 학생이라면, 문부성 영어의 문법 문제에서 수능 29~30 번의 느낌을, 그리고 독해 문제에서는 TOEFL의 Reading 파트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문부성 영어는 단어 능력, 문장 이해력, 문법 이해력, 장문 이해력 등, 모든 내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타 시험과는 비교 불허할 정도로 높습니다
. 물론 이과는 전체의 2/15 정도의 배점으로 타 주요 과목보다 낮긴 합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평균적으로 점수 자체가 낮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과목이 아닙니다. 다른 배점이 높은 과목에는 모든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공부하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기에 오히려 점수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과목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과목은 하나의 부분의 하나의 지식을 알면 문제를 풀 수 있겠지만, 영어는 각각의 문제에서 복수의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빠지는 부분이 있으면 그 문제는 못 푸는 게 되어버립니다. 너무 겁을 주는게 아닌가 싶지만, 정말로 합격을 원하는 후배님이라면 왜 이리 강조하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수학
수학은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먼저 문부성 수학의 문제 형식은 다른 어디서 찾을 수 없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제가 혼자서 공부하려고 하면 기출문제 3~5개년정도 밖에 자료가 없어서 문제형식에 익숙해지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공부량도 적어지게 됩니다. 저는 여기서 학원의 장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든 학원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다닌 학원 기준으로는, 문부성 수학 형식의 모의고사를 직접 만들어서 매 시간마다 풀었습니다. 학원 차원에서 이렇게 매 시간마다 풀 수 있는 자료를 직접 만들어서 주는 게 저로서는 너무 고마웠고, 덕분에 충분히 문제 형식에 대해 익숙해지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시험 자체를 말해보죠. 수학은 문부성 이과에서 배점이 전체의 4/15 (100점 만점에 26.66점) 정도로, 가장 많은 배점을 차지하는 과목 중 하나입니다. 거의 모든 문제가 주관식입니다. JASSO 홈페이지에 게시된 문부성 예시 문제를 보신 후배님이라면 아시겠지만, 문제가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런데, 모르면 못푸는 문제입니다. 이건 홈페이지의 예시문제를 직접 출력해서 풀어보면서 느끼는 게 가장 좋습니다. 풀다 보면 ‘넓고 깊게’ 알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과에서는 오히려 미적분이나 벡터, 복소수평면 등 이과가 배우는 부분에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문부성 시험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이과니까 이건 잘 알겠지. 그런데 이건 알고 있어?“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기초적인 개념과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평소에 중요하지 않다며 훑고 지나간 내용들이 하나 하나 모두 중요해지는 시험이 바로 문부성 수학입니다. 그래서 문부성 이과 수학문제는 난이도를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분명 내용을 알면 쉬운 문제인데, 몰라서 틀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니까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넓은 내용을 깊고 정확하게 잊지 않고 착실히 하는게 가장 좋은 공부입니다.
물리
문부성 이과에서 배점이 전체의 4/15 (100점 만점에 26.66점) 정도로, 가장 많은 배점을 차지하는 과목 중 하나입니다. 큰 문제 5개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문제는 객관식입니다. 각 문제에 작은 문제 4~6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번 큰 문제는 작은문제 하나하나가 각개 문제입니다. 수학의 1번 문제와 같이 모르면 풀지 못하는 형태의 문제입니다. 2번 문제부터 5번 문제는 하나의 큰 문제가 주제를 가지고, 작은 문제를 과정으로 하여 풀어나가는 형태입니다. 이를테면, 회로도를 하나 주고 여러 위치에서 변형을 주는 거죠. 이를테면, 스위치를 여닫고, 콘덴서에 유전체를 채우며, 단일권선 코일을 이중권선 코일로 바꾸는 것 처럼요. 이런 식의 문제는 필요로 하는 범위는 작을 수 있지만, 그 범위 내에서 완벽하게 알아야 합니다. 만약 완벽하지 못하면 작은 문제의 3번 즈음에서 수치나 식을 틀려버리고, 뒤의 4~6번에서 다 나가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하거든요. 그리고 각 문제의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넓고 깊게 알아야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화학
저는 학원에 다니면서 수학과 더불어 화학 수업이 아무래도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학원 자랑을 하고 싶을 정도로요.
문부성 이과에서 배점이 전체의 4/15 (100점 만점에 26.66점) 정도로, 가장 많은 배점을 차지하는 과목 중 하나입니다. 큰 문제 6~10개로 구성되어 있고, 객관식과 주관식이 모두 나옵니다. 가끔 문부성 이과의 1차적인 합불이 화학 시험 점수에서 결정된다는 말 까지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일본의 고등 화학 교육과정이 한국의 교육과정과 많이 다른 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기화학, 유기화학은 한국에서는 대학의 일반물리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이니까요. 하지만 한국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라고 해도 문부성에서 해당 부분의 문제가 쉽게 나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화학의 원리 파트에서는 정확하게 계산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점에서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무기화학에서는 제법과 과정의 이해를 물어보고, 유기화학에서는 물질의 특성과,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인 여러 물질의 상관 관계 이해를 요구합니다. 한 물질에 어떠한 촉매나 다른 물질의 조합으로 얻어지는 물질이 무엇인지, 그 물질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 물질에 또 다른 촉매나 물질의 조합으로 어떠한 물질이 만들어지는지, 문어발식으로 복잡하게 얽히는 물질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유기화학과 무기화학은 제법등이 존재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검출이나 추출등에서 통합되어 출제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한 문제에서 복합적인 지식을 요구합니다. 유기화학에서는 물질의 문어발식 관계도에서 물질 박스를 빈칸으로 약 20~30개의 선지를 제시하고 채워넣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는 제법, 성질, 상호관계, 반응, 검출 등을 복합적으로 물어보기에 착실히 연습하지 않으면 완벽히 풀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부성을 착실히 준비하려는 후배 여러분들 이라면, 풀어낼 수 있을 겁니다.
글을 마치며
문부성 1차 합격 통지를 받고, 가장 좋아하신 건 부모님이셨습니다. 우리의 교육을 책임져주고 우리의 일본 유학의 길을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이시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 좋아하기는 이릅니다. 문부성 국비유학 대상자는 아직 일본 대학에 입학한 상태가 아닙니다. ”공부는 끝이 없다“ 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죠? 문부과학성에서 주관하는 예비교육을 받는 이과분들은 오사카대학의 예비교육기관에 입학하여 1년간 예비교육을 이행하실 것이고, 그 동안도 일본 대학에서 학습을 위한, 그리고 일본 대학에 진학을 위한 공부를 계속 해 나가야 합니다. 이 시험은 단지 그 시작점을 알리는 것이고요.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여러분은 여러분이 배우고자 하는 학문을 충실히 학습하고 과제를 해결하며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문부과학성의 지원을 받으며 일본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은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 의 주인공들입니다.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것에 충실하게 임하고 일본이라는 타지역에 머물면서 이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 글로벌 세계의 진보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세요.